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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영화리뷰

영화 싱글맨 리뷰 : 오늘은 다르기로 결정했다

202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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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오랫동안 함께 한 연인을 교통사고로 잃은 조지. 그러나 그는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16년 동안 함께 한 파트너를 잃고 상실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는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가 일하는 대학교로 출근한다. 그러나 오늘, 오늘은 평소와 다를 것이라고 결정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그의 주변을 정리해 나간다.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듯, 그의 사후에 대해서 준비를 해 나간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조지는 이 날, 평소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하며 보내게 된다. 우연히 담배를 함께 나눠 핀 카를로스, 그의 절친한 친구이며 영국에서부터 아는 사이인 찰리, 그리고 그의 학생이며 조지에게 많은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케니까지.

그의 저녁 시간 조지와 함께 보내며 짐과 함께 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어쩌면 오늘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 can't see my future.

Every day goes by in a haze, but today I have decided will be different."

 


 

 

싱글맨 사운드트랙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운드트랙입니다. 1960년대 초의 경직된 사회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영상미와 찰떡처럼 어우러지는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멋집니다. 현악기부터 시작해서 왈츠와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로 어우러져 귀를 즐겁게 해 줍니다. 이 음악들은 Abel Korenziowski라는 폴란드 출신의 작곡가가 담당했습니다. 그는 2016년에 다시 한 번 톰 포드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싱글맨 영화에 대해서

영화는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가 1964년에 출간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이 소설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영미 현대문학의 주요 작가이기도 한 작가는 동성애자임을 숨기지 않고 활동한 첫 세대이기도 합니다. 이셔우드가 소설 속 조지와 같은 나이인 58세에 발표한 작품으로, 이셔우드는 이 책을 가리켜 '바라는 바 그대로 쓰인 유일한 작품'이라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인 톰 포드는 이 작품으로 처음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 당시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는 영화 속에 나오는 의상들을 직접 디자인하고 초이스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출연진으로는 주연인 맨 중의 맨, 킹스맨 콜린 퍼스를 시작으로 줄리앤 무어, 니콜라스 홀트, 매튜 구드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009년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콜린 퍼스는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콜린 퍼스와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을뿐더러, 예술 작품처럼 잘 만들어진 배우들과 잘 어울리는 의상과 미장센은 눈이 황홀할 정도입니다. 한창 청초하던 시절의 니콜라스 홀트와 카를로스 역할의 스페인 모델 겸 배우인 존 코르타헤나, 말하면 입만 아플 정도인 줄리앤 무어, 그리고 무엇보다 영국의 국민 첫사랑이라고도 불리는 콜린 퍼스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그 값어치를 충분히 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다만, 친절하고 다정한 영화는 아닙니다. 중년의 영국 출신의 이민자이며, 사랑하는 파트너를 잃은 영문학 교수가 하루를 정리하고자 마음 먹고 보내는 하루인 만큼 다정 할리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만나는 대사는 생각지도 못하게 가슴을 파고들기도 합니다.

 

깊고 어두운 물 속에서 나와 가쁜 숨을 내쉬는 조지의 모습은 갓 세상에 나와 혼자 숨을 내쉬는 아기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의지하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어쩌면 다시 이 세상에 홀로 내던져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끔찍한 것들 조차도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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