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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영화리뷰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리뷰 :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달콤한

202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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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 대하여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2007년에 개봉한 왕가위 감독이 처음으로 영어로 만든 로맨스 영화입니다. 왕가위 감독과 로렌스 블록이 함께 각본을 썼으며, 왕가위 감독이 이전에 썼던 중국어 단편 영화를 바탕으로 재각색 되었습니. 그리고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연기 데뷔를 한 노라 존스와 주드 로가 주연을 맡았으며, 그 외에도 레이첼 와이즈, 나탈리 포트만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또 하나 알아둘만한 점은 1990년부터 줄곧 왕가위 감독과 호흡을 맞춰 오던 크리스토퍼 도일이 아닌 Darius Kohndji가 촬영감독을 맡았습니다.
2007년 5월 16일에 칸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먼저 개봉된 이후 미국에서는 2008년 4월 4일에 한정적으로 개봉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극장에서 개봉된 이 버전은 처음 공개된 버전보다는 약간 짧아졌다고 합니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 대한 아이디어는 왕가위 감독이 계획한 '음식에 대한 세가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계획된 앤솔로지 영화 중에서 기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챕터 중 하나는 '화양연화(2000)'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습니다. 다시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로 돌아가서, 왕 감독은 본래의 아이디어의 배경을 미국 뉴욕으로 옮기고 로드 무비로 촬영하려고 하였으나 제작비가 너무 비쌌습니다. 하지만 다른 영화의 제작을 미룬 후, 드디어 이 영화를 찍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영화는 7주에 걸쳐 촬영되었고, 2006년 왕감독은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 편집중이었는데 이때까지도 영화의 엔딩이 정해져 있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편집을 거쳐 드디어 2007년에 칸 영화제에서 개봉하고 왕 감독은 이 영화로 후보에도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본 이후로, 오랫동안 블루베리 파이는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였습니다

 

줄거리

제레미는 뉴욕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이민자입니다. 제레미는 어느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바람피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여자, 엘리자베스는 이 카페를 자신의 휴식처로 삼습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밤새도록 제레미의 카페에 머물며, 그가 만든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며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제레미는 자신이 가게에 있는 키가 담긴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키마다 담긴 사연과 함께 언젠가 그들 중 한 명이 돌아오면 돌려주기 위해 간직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도 함께 말입니다.
그의 이야기가 끝나고, 엘리자베스는 그녀의 아파트 키를 제레미의 카페에 남겨두고 떠납니다. 엘리자베스는 발길이 닿는 대로 가며 낮에는 웨이트리스로, 밤에는 바에서 일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밝히지 않은채로 제레미에게 주기적으로 엽서를 보냅니다. 그리고 엽서를 받은 제레미는 그녀를 찾기 위해 그녀가 있을 법한 지역의 레스토랑 모두에 전화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그녀는 리지가 되었다가, 베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사랑과 헤어짐과 마주하기도 합니다.
결국 시간이 흘러 엘리자베스는 맨하탄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다시 돌아온 제레미의 카페에는 그녀가 떠난 이후, 오직 그녀만을 위해 비워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블루베리 파이 조각을 먹으며, 엘리자베스는 멀고 먼 길을 돌아 제레미가 그녀를 위해 비워 둔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기다림,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달콤한 블루베리 파이 한 조각같은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고, 주드 로를 좋아하던 그 시절의 나에게 이 영화는 '당연히 봐야하는 영화'였습니다. 왕가위 감독이라 하면 '화양연화', '2046', '아비정전' 등 그만의 색감과 화법으로 유명한 홍콩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독입니다. 그리고 젊은 시절 주드 로는 그 얼굴만 보고 있어도 더 필요한 것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저에게 선물세트 같은 영화였습니다. 또한 연기 뿐 아니라 좋은 사운드트랙까지 선물해 준 노라 존스도 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줄거리에서는 생략했지만, 이 이야기는 크게는 제레미와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로 감싼 두개의 작은 이야기가 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기다림과 사랑, 헤어짐에 대해 어렵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팔리지 않을 이유라고는 아무것도 없지만, 매일 밤 손도 안 댄체 남아 버려지는 블루베리 파이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버려지게 되기도 합니다. 인생도, 사랑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요. 우리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어도 끝나버리는 사랑도 있고, 끝나야 하는 사랑도 있고, 시작조차 못 해본 사랑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누군가, 무엇인가가 찾아오기를 혹은 찾을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돌고 돌아서라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 나를 기다리는 자리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것은 달콤한 기쁨이 될 것입니다. 누구도 찾지 않았지만 아이스크림 한 스쿱 얹은 블루베리 파이는 달콤했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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